뉴스와이슈 | [근조]19살 억울한 청춘의 애통한 죽음을 애도합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국민의명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5-31 13:13 조회18,811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김 아무개(19) 군을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30일 밤 구의역 ‘9-4’ 승강장과 역사에 마련된 추모 현장에서 어떤 이는 오래 묵념을 하고, 어떤 이는 국화를 들었으며, 어떤 이는 분노와 추모의 메시지를 담아 포스트잇을 붙였습니다. 미역국과 햇반, 케이크와 <전태일 평전>도 놓여 있었습니다. 현장 영상입니다.
[구의역 메모붙인 시민들 인터뷰]"이 구조 자체가 누가 죽어갈지 모르는 구조…미안하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30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추모행렬’ .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숨진 10대 용역업체 직원을 기리는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오후 구의역 승강장 스크린도어 옆에는 추모 메시지가 담긴 포스트잇과 메모장이 하나둘 붙기 시작했다. 30일 밤 포스트잇을 붙인 시민들, 그리고 그 포스트잇을 읽어내려간 시민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이수현(27·대학생)
“고인의 명복을 비는 내용을 적었다. 앞에도 비슷한 사고가 여러번 있었는데 동일한 사고가 반복해서 일어나는 것은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을 하다못해 기관사 분이 알고 계셨으면 사고가 안 났을 것인데 그런 부분에서 매끄럽게 안 되고 있는 것 같다. 혼자서 많이 관리하고 있다는 것도 인간적으로 무리가 있는 것 같다. 스크린도어가 안전을 위해 해놓은 건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 모순적이라고 생각한다.”
익명(68·주부)
“저도 자식이 있으니까 남의 일 같지 않다. 너무 안타깝고, 컵라면 보니까 너무 속상하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끼니를 컵라면으로 하려고 담아가지고 있었던 것이 짠하고 불쌍하다. 어린 애를 지키지도 못하고 목숨을 잃으니 얼마나 짠하고 불쌍해 진짜. 어른들 잘못이지. 앞으로는 정말 2명이 해야 한다는데, 혼자 해도 하거니 하고 확실하게 관리 안 하는 것은 어른들이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
조남영(65·출판업)
“19살이잖아. 19살에 죽었잖아. 말도 안 되지. 컵라면도 하나 못 먹고 죽었잖아. 밥도 못 먹고. 어른들 잘못이지. 혼자서 19살을 (일을)시켰어. 가방에서 컵라면 하나 나왔잖아. 내가 4개나 사왔어. 저거 못 먹고 죽었잖아. 말이 되는지…(울먹이며) 19살 먹은 애를 저렇게 보내야 하는 건지. 고등학교 졸업해서 정규직을 하고 싶었는데 못하고 죽었잖아. 19살 먹은 ‘우리 애’가 저것도 못 먹고 죽었잖아. 말도 안 돼.”
홍종순(53·서비스업)
“너무 불쌍해서요. 아직 어린 나이에 돈 벌겠다고 사회에 나와 희생당한게 너무 가슴이 아파요.(울음) 사람이 부족해서 2인 1조로 나가야 한다던데, 혼자 나가서 이렇게 사고를 당했잖아요. 인력을 보충해줘서 다시는 이러한 희생자들이 나오지 않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너무 안타까운 죽음이다.”
이지예(18·고등학생)
“비슷한 나이에 이런 일을 당하게 돼서 너무 슬프고, 그 곳에 가서는 행복하게 사시길 빈다고 적었다. 일어나면 안 될 일이 일어난 것 같아서 슬프고 먹먹해진다.”
이준호(31·회사원)
“희생자가 사회적으로 부유하고 여유가 있는 사람이었다면 이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한상욱(25·공무원)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추모 내용을 적었다. 회사에서 인터넷 기사와 사진을 보면서 너무 슬펐고, 메트로에서 잘못해서죽은 인재라서 너무 슬프다. 명백한 인재다. 메트로에서 2명이 나가야 하는데 1명이 나가는 것에 대한 관리 감독도 안 했고, 미리 나가기 전에 통지해야 하는데 그 것도 안 했으니까. 우리 사회에서 시즌마다 세월호와 같은 큰 사고가 터지는데 우리 정부는 말로만 국민안전처니 뭐니 하지만 정작 개선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유수경(27·연구원)
“사고가 발생한 날 구의역에 있었다. 안전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는데 정작 본인의 안전은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고,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내용을 적었다.”“2인 1조로 작업하는 것이 매뉴얼인데,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 희생자는 하청업체 직원이었는데 메트로 직원이었으면 이렇게 넘어갔을까 싶다. 하청업체와 젊은이 등의 키워드는 전부 우리들에 해당하는 말들인데 사실 매일 이렇게 보도가 되고 추모가 이뤄지지만 매번 똑같은 일들이 발생하면 서울시에서 나서서 해결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뉴얼을 정확히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소영(30·회사원)
“(울먹이며) 남편도 비슷한 일을 하기에 남일 같지가 않다. 이 구조 자체가 누가 그렇게 죽어갈지 모르는 구조라서…진작에 바뀌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청년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너무 미안하다.”“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는데, 세월호부터해서 우리 사회의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더 이상 사람이 이렇게 억울하게 죽지 않으면 좋겠다. 남편이 비슷한 일을 하다 보니 항상 불안하다. 남일 같지가 않다.”
김군 친구(19)
“언론에서,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친구가 가난해서 라면을 들고 다녔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런 형편에 있던 친구는 아니었다. 친구가 단지 바빠서 라면을 들고 다닌 것인데 마치 소년 가장처럼 언론에서 다루고 바라보는 점이 굉장히 불만스럽다. 그래서 라면을 치웠다. 희생자의 책임으로 몰아가고 있는 현실 또한 불만스럽다.”“위에서 시킨 것인데 희생자가 일부러 나갔다며 희생자의 잘못으로 판정하고 있는 것이 잘못됐다. 무조건 2인 1조로 나가야 하는 것인데, 희생자는 경력이 1년도 안 채워진 인력을 혼자 보낸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여기 모인 10여 명의 친구들이 모두 희생자와 3년 동안 같은 반이었다. 활발하고 착한 친구였다. 자기가 싫어하는 것을 안 한다는 성격이었다. 사람들이 까칠하다고 말하는데 그런 친구가 아니다. 장난을 치거나 해도 마지막에 항상 카톡으로 사과하는 친구였다. 마음이 여렸다.”“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경력이 아니라 신입이었다. 호출을 메트로 측에서 한 것이 뻔한데 그것도 모르고 친구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것 같다. 메트로의 책임이 분명하다.”
곽찬호(22·학원 아르바이트생)
“분명한 메트로의 책임이다. 몇 년 전에도 일어났고 책임자 처벌은 간단히 이뤄졌다. 다시 20살 된 청년이 죽어가면 안 된다. 안전장치 마련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다시 사고날 것이 뻔하다.”
연미림(39·흙수저당 당원)
“19살 청년이 죽었다. 죽지 않을 수 있었다. 돈을 중심으로 한 우리 사회에서 이런 일이 빈번하고 있다. 잊지 않기 위해 참여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안전의 문제가 대두되었지만 관리 층의 부실 등으로 안전 인식이 바뀌지 않고 있다. 안전수칙이 위반되는 등의 열악한 환경은 결국 구조적 문제이다.재발방지책 마련이 절실하다.”
익명(27·회사원)
“컵라면 사진에서 보듯 희생자는 밥도 제대로 먹고 다니지 못했다. 원칙도 없는 안전 메뉴얼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번 계기로 반드시 안전에 대한 원칙이 세워졌으면 한다.”
윤미연(27·아르바이트생)
“페이스북에서 기사를 보고 같은 또래로서 참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트로 측이 희생자 개인에게 책임전가 하는 것이 분노스럽다. 돈이 사람을 죽였다. 최소한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황당하고 억울하기까지 하다.”
김현각(30·요가학원 홍보팀장)
“평소에 구의역을 자주 이용한다. 일하던 중에 구의역 추모에 관한 뉴스를 봤고, 같이 와서 추모하자는 생각에 참여했다.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해 발생한 사고라 생각한다. 굉장히 안타깝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