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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민의명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6-07 17:37 조회17,5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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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글시민 와글입법

살아나라 시민정치!

시민이 원하는 법안이 만들어지기까지… 입법의 민낯 추적하는 ‘바글시민 와글입법’ 프로젝트 시작

제1115호
 
2016.06.06
등록 : 2016-06-06 14:14 수정 : 2016-06-06 14:19
19대 국회가 퇴장했다. 지난 4년간 그들이 만든 2793건의 법률이 남았다. 적지 않은 법률이 시민 의사에 반하는 내용으로 채워졌고 일부는 불공정한 과정으로 만들어졌다. 정작 시민들은 그 법률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권력을 위임받은 국회는 시민의 의사와 이익을 제대로 대표하지 않았다.

20대 국회가 들어섰다. 앞으로 4년간 이들은 수많은 법안을 발의·심사해 일부를 법률로 만들게 된다. 이에 <한겨레21>은 진심과 야심을 담아 전혀 새로운 일을 벌이기로 했다. ‘바글시민 와글입법’ 프로젝트다. 시민 스스로 뽑은 ‘시민 법안’이 올해 말까지 국회에서 어떻게 논의되는지 추적하는 것이 그 뼈대다. 이를 통해 정치와 언론의 고질을 동시에 극복하려 한다.

① ‘참여민주주의’의 가능성을 확인하겠다. 시민의 정당한 요구가 법률로 탄생할 수 있는지, 즉 시민정치의 제도화 가능성을 시민들과 함께 알아보려 한다. 시민정치가 구현되지 않은 대의민주주의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20대 국회가 개살구로 변질되는 일을 막겠다.

② 정치인의 입만 좇는 경마식 보도와 일방적 견해를 알리는 논평식 보도에서 벗어나, 시민이 원하는 쟁점을 정치권으로 밀어올리는 ‘공공저널리즘’을 시도하겠다. 정치를 구경하는 관객의 자리에 시민을 처박아두지 않고, 시민 스스로 주인이 되는 정치 보도를 도모하겠다. 몇몇 지역 언론 또는 인터넷 언론이 이를 도모한 적은 있으나, 중앙 언론이 전국적 이슈를 매개로 본격적인 공공저널리즘을 실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재 기간 등 규모에서도 한국 언론 사상 최대의 공공저널리즘이 될 것이다.

③ 시민들이 유기적으로 참여하는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을 디지털 공간에서 구현하겠다. 디지털 시대 언론의 진정한 역할은 기사를 디지털로 유포하는 게 아니라, 디지털에 모인 시민의 역량을 결집하는 데 있다. 디지털민주주의에 적합한 온라인 서비스를 만드는 개발자 집단인 ‘빠흐띠’와 협업해 정치-언론-시민사회를 잇는 대화와 토론의 장을 만들겠다.

④ 시민들의 실제 행동을 조직하는 ‘참여저널리즘’, 나아가 ‘행동저널리즘’을 지향한다. 그저 의견을 모으거나 의견을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입법이 구현될 때까지 정당과 국회의원들을 압박하는 시민모임을 조직하겠다. 어쩌면 그것은 국내 최초 ‘이슈 정당’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 역시 한국 언론사에 처음 있는 일이 될 것이다.

⑤ 일련의 모든 과정을 장기 추적해 친근한 언어로 생생하게 전하는 ‘내러티브 탐사보도’를 선보이겠다. 이를 통해 의회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생생한 민낯을 시민들에게 전달하겠다. 법안을 발의, 심사, 의결하는 모든 과정을 추적해 한국 대의민주주의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겠다. 국내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정치 보도의 전범을 만들고 싶다.

프로젝트는 투표에서 시작된다. 6월7~26일 온라인 투표 페이지( up.parti.xyz)나 <한겨레21> 페이스북 등을 통해 최저임금 1만원법, 전·월세 상한제법, 데이트폭력 처벌 강화법, GMO 완전표시제법 등 4개 후보 법안 중 관심 가는 법안에 투표할 수 있다. 최소 ‘2016명’의 시민이 투표를 통해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밝혀야 ‘시민 법안’을 정치권에 띄울 수 있다.


“국민은 그들의 대표자를 허용하는 순간 자유를 상실한다.” 일찍이 프랑스 사상가 장자크 루소는 대의민주주의를 허락한 시민들에게 경고했다. 20대 국회가 시작되는 지금, 우리가 새로운 실험에 나선 이유다.

취재 서보미·김효실 기자, 편집 신소윤 기자, 디자인 장광석

지난 2월24일, 국가정보원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는 테러방지법 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는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이 삿대질을 하고 있다. 한겨레 이정우 선임기자

알록달록한 유치원 담장 안으로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들었다. 아이보다 숨이 가쁜 엄마들은 그제야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친구들의 소란에 아랑곳없이 엄마 손을 잡고 사뿐사뿐 걸어온 양 갈래 머리의 아이도, 땅바닥에 주저앉아 엄마를 새초롬 쳐다보던 아이도 제시간에 유치원으로 골인했다. 곧 유치원 문이 닫혔다. 5월31일 오전 9시30분,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ㅎ유치원의 하루가 아이들의 재잘거림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학교 앞, 갑자기 호텔이 들어선 이유?

그 시각, 유치원에서 서쪽으로 불과 160걸음(93m) 떨어진 도로변에선 고층 건물(12개층, 149실)을 짓는 공사의 마무리가 한창이었다. 이미 완공된 건물 안에선 인테리어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르면 7월 ‘시타딘 한강’ 호텔 이름으로 문을 열게 될 건물이었다.

2013년 2월 착공될 당시 이 건물의 건축 목적은 호텔이 아닌 오피스텔이었다. 2년여 뒤인 2015년 5월 건설사가 오피스텔을 호텔로 업종 변경을 하려 했을 때도 서울시교육청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정화위)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고층 건물에서 작은 모퉁이만 돌면 나오는 유치원의 교육 여건을 우선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꼭 1년 만인 지난 5월16일, 서울시 영등포구 건축위원회는 오피스텔을 호텔로 바꿀 수 있도록 ‘조건부 의결’했다. 호텔 인근에 고급 수목을 식재하는 등 비교적 간단한 조건이 달렸다.

시민들이 무관심과 냉소로 의회를 대하게 되면, 국회의원들은 주권자의 눈치를 보며 그들을 대표하려는 시늉조차 접게 된다. 이는 ‘정치적 효능감 하락→투표율 하락→국회 대표성 하락→의회민주주의 위기’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ㅎ유치원의 학부모 대부분은 갑자기 달라진 정부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7살 아이를 둔 강희수(42·가명)씨는 “건설사가 (ㅎ유치원이 있는) ㅎ아파트 단지 주민의 70%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정작 학부모의 의견은 묻지 않았다”며 “중국인 대상으로 하는 관광호텔이라니까 관광버스가 즐비할 텐데, 무엇보다 아이의 안전이 가장 걱정”이라고 했다. 3살 아이 엄마인 황민희(34·가명)씨도 우려가 컸다. “맞벌이라 아이를 저녁까지 맡기는데 종종 선생님들이 산책도 시키잖아요. 저녁에 중국인들이 근처에 다니고 있으면 불안하죠. 오피스텔을 갑자기 호텔로 바꾸는 게 도대체 어떻게 가능해요?”

지난 1년 사이, 달라진 건 한 가지다. 국회가 관광진흥법(‘학교 옆 호텔법’)을 개정한 것이다. 지난해 12월3일 새벽 1시30분께, 국회는 학교 출입구에서 직선거리로 75m 이상 떨어진 곳에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숙박시설을 건축할 경우 까다로운 정화위의 심의 대신 지방자치단체의 승인만 받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지난 3월 이 법의 시행으로 ㅎ유치원은 관광호텔을 코앞에 둔 첫 학교가 됐다.

국회 입법 과정에서 ‘학교 옆 호텔법’이 학생과 학부모, 주민의 생활에 미칠 영향에 관한 토론이 진지하게 오간 것도 아니다. 19대 국회 초반인 2012년 10월 관광산업 경쟁력 향상을 명분으로 정부가 제출한 이 법안에 대해 야당은 “아이의 학습권·보건권을 침해한다” “재벌을 위한 특혜법”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이 법은 심사 첫 관문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법안심사소위에 3년 넘게 묶여 있었다.

그러나 2015년 12월1일 야당 원내지도부는 법안 처리에 덜컥 동의를 해줬다. ‘예산안을 법정 기한(12월2일) 안에 통과시켜야 한다’는 새누리당의 압박에 밀려, 예산안과 함께 관광진흥법과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정부·여당이 주장한 법과 모자보건법, 대리점거래공정화법 등 야당이 요구한 법을 주고받기식 ‘패키지딜’로 처리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안에서도 “밀실 야합을 철회하라”는 반발이 빗발쳤지만 정의화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를 명분으로 관광진흥법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했다. ㅎ유치원을 시작으로 수많은 ‘호텔 옆 학교’를 양산할 개정 관광진흥법은 이렇게 교문위, 법제사법위원회의 제대로 된 심사도 거치지 않은 채 여야 원내 지도부의 ‘흥정’으로 탄생한 것이다. 현재 수도권에서만 20곳이 넘는 ‘학교 옆 호텔’의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시민이 원하는 정책 어디로

지난해 12월3일 새벽, 국회는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건너뛰고 본회의에 직권상정된 관광진흥법 개정안(‘학교 옆 호텔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의 시행으로 서울 영등포구 ㅎ유치원(오른쪽)에서 93m 떨어진 곳에 고층 관광호텔(왼쪽)이 들어서게 됐다. 김진수 기자

교육, 안전, 먹거리, 사생활, 주거, 임금 등 시민의 삶을 규정하는 법률이 시민의 의사에 반하여 부당하고 불공정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사례는 ‘학교 옆 호텔법’ 외에 셀 수 없이 많다. 지난 3월2일 새누리당은 190시간이 넘는 야 3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들끓는 반대 여론에도 아랑곳없이, 국가정보원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는 테러방지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가비상사태’라는 궤변으로 법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해 이를 가능하게 도왔다.

2014년 11월7일 가결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도 “특별조사위에 수사권·기소권을 줘야 한다”는 유가족의 절규와 시민의 외침은 묵살됐다. 시민의 정당한 요구가 반복적으로 좌절되는 사이 ‘권력을 위임받은 국민대표기관인 의회는 국민의 의사·이익을 대변하고, 자유로운 토론과 타협을 이뤄야 하며, 다수결의 원칙 아래 소수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회민주주의(대의민주주의)의 기본 원칙들은 다 허물어져갔다.

무엇보다 19대 국회는 ‘시민들의 의사를 적절히 대표하는가’라는 의회민주주의 핵심적인 질문에 명쾌하게 답하는 데 실패했다. 시민사회가 강조한 정책들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될 기회마저 얻지 못했다.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민주노총 등 1천여 개의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총선유권자네트워크가 19대 총선을 앞둔 2012년 3월 발표했던 30대 정책 과제 가운데 지난 4년간 실행된 과제는 ‘성폭력범죄에 대한 친고죄 폐지’가 유일했다. 재벌과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 규제,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 등 3개 과제에선 부분적으로만 성과가 있었다. 나머지 26개 시민사회 의제는 대부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낮아진 정치적 효능감(‘나도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느낌)으로 인해 시민들은 애써 투표해야 할 필요성도 찾지 못했다. 20대 총선 투표율은 58%로 4년 전(54.2%)보다 다소 올랐지만, 2004년 마지막으로 기록했던 ‘60%’ 벽을 넘지는 못했다.

시민들이 무관심과 냉소로 의회를 대하면, 국회의원들은 주권자의 눈치를 보며 그들을 대표하려는 시늉조차 접는다. 이는 ‘정치적 효능감 하락→투표율 하락→국회 대표성 하락→의회민주주의 위기’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김의영 서울대 교수(정치외교학부)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시민들이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 대의민주주의의 가장 심각한 결함 중 하나는 시민참여의 부재와 정치에 대한 무관심 팽배다. 정치가 주체적 관여의 문제가 아니라 관객적 흥미의 대상이 되는 ‘관객민주주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시민참여적 거버넌스(민관 협치) 모델이 강조되는 것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함이다.”(‘시민참여적 지역사회 거버넌스 사례를 통해 본 국회입법상 시사점 연구’, 2015)

국회 안팎의 사람들은 무엇을 하는지

20대 국회 개원을 맞아 <한겨레21>은 시민이 의회의 관객에서 연출자 또는 연기자로 탈바꿈하는 실험을 시작한다. 다수의 시민이 원하는 법안을 국회가 어떻게 심사하는지 추적하는 ‘바글시민 와글입법’ 프로젝트다.

입법 과정을 관찰하는 기간은 일단 올해 말까지로 잡았다. 개원 첫해에 법안이 가장 활발하게 심의·가결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쟁점 법안은 내년도 예산안에 맞물려 연말에 집중 논의될 확률이 높다는 점도 감안했다. 올해를 넘기면 ‘대선의 해’인 내년에는 정당 내부의 후보자 경선과 야권 단일화 논의 등으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면서 쟁점 법안 논의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 프로젝트는 시민 법안 심사의 입법 과정을 수동적으로 지켜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민 법안에 관심 있는 의원실과 연계하여 법안 발의 과정에도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다.

언론에 공개되는 여야의 ‘밀당’ 과정은 물론, 카메라 밖 밀실에서 이뤄지는 여야의 내밀한 협상, 의원들이 독립적인 헌법기관으로서 소신껏 활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비민주적 정당 시스템, 삼권분립 원칙을 위험수위까지 넘나드는 청와대와 각 부처의 민낯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예를 들어 청년구직수당을 법제화하는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개정안이 시민 법안으로 선정됐다고 해보자.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제외한 야 3당은 청년구직수당을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구체적인 방식은 저마다 달랐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은 미취업 청년들이 자기주도적 구직활동을 하면 취업활동 지원비를 6개월 동안 6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정의당은 월 50만원, 연간 최대 540만원의 청년디딤돌급여를 약속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취업 뒤 원금을 상환하는 ‘후납형’의 조건으로 월 50만원의 청년구직수당을 6개월간 지원하겠다고 내걸었다.

이 경우 적정한 월 수당, 지급 기간, 원금 상환 조건 등에 대한 생각을 시민에게 물어 법안에 반영할 수 있다. 이미 발의된 법안이라면 상임위원회 심사 중에도 시민의 의사를 녹이는 방식으로 법안 수정이 가능하다.

이어 상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1단계)와 전체회의(2단계), 법사위(3단계), 본회의(4단계)에서 법안이 본격적으로 심사되는 과정을 전달하려고 한다. 법안의 운명을 결정하는 입법의 핵심 과정인 만큼 취재 및 감시에 가장 많은 공을 들여야 할 대목이다.

언론에 공개되는 여야의 ‘밀당’ 과정은 물론, 카메라 밖 밀실에서 이뤄지는 여야의 내밀한 협상, 의원들이 독립적인 헌법기관으로서 소신껏 활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비민주적 정당 시스템, 삼권분립 원칙을 위험수위까지 넘나드는 청와대와 각 부처의 민낯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생활 밀착형, 공공성 높은 4개 법안 후보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시민정치를 꿈꾼 시도는 많았지만 성과는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2011년 4월3일, 시민의 힘으로 야권 통합을 압박하는 정치 연대 커뮤니티인 ‘국민의 명령’ 대표 문성근씨(오른쪽 두 번째)와 회원들이 행진하고 있다. 한겨레 김태형 기자

국회의원과 정부를 뒤에서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의 실체도 취재 대상이다. 기업이나 이익단체의 로비 창구 역할을 하는 ‘대관’ 담당자나 대형 로펌의 입법 자문 고문이 대표적이다. “입법 과정의 ‘맥’을 안다”고 입소문이 난 덕에 입법 로비 우선순위에 오른다고 알려진 국회 수석전문위원 등 의원이 아닌 ‘국회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려고 한다.

<한겨레21>이 장기간 추적할 법안을 선택하는 일은 독자의 손에 맡기려 한다. 애초 <한겨레21> 내부에선 “시간과 노동력의 제약을 고려해 총선 당시 논란이 됐던 ‘최저임금 1만원법’의 입법 과정을 따라가보자”(안수찬 편집장)는 의견도 있었으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민이 원하는 법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송호진 시사팀장)는 의견이 다수의 공감을 얻었다.

온라인 투표에 부칠 후보 법안을 정하기 위해 20대 국회에 진입한 4개 원내 정당 가운데 2개 이상의 정당이 4·13 총선에서 내걸었던 공약을 추렸다. 여러 당이 관심 갖고 있는 법안이 올해 국회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공통 공약 140여 개 가운데 시민의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주고, 쟁점이 단순하며, 공공성이 높은 법안 10여 개를 골랐다. 그중 <한겨레21> 내부 투표에서 표를 많이 얻은 4개 법안을 ‘후보 법안’으로 선정했다. 최저임금 1만원법, 전·월세 상한제법, 데이트폭력 처벌 강화법, GMO(유전자변형농산물) 완전표시제법이다.

다만 가장 표를 많이 얻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은 이 프로젝트와 상관없이 <한겨레21>이 끝까지 관심을 놓지 않을 것이라는 뜻에서 후보 법안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협업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최고 존엄’ 인기스타 국범근씨는 4개 법안의 핵심 내용을 전달하는 ‘범근뉴스’를 제작해 투표 참여를 독려한다. 온라인 광장을 운영하는 개발자 집단인 ‘빠흐띠’(대표 권오현)는 법안 투표, 제안 수렴, 관련 자료 수집 등 프로젝트의 모든 과정에 함께한다.

이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간단하다. ‘시민정치’의 부활이다. 시민정치는 평범한 시민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습, 조직화, 소통, 참여, 협동 등 다양한 형태의 활동을 능동적으로 하는 것을 뜻한다. 4년에 한 번 소수의 직업 정치인과 정치 엘리트에 권력을 내주고 돌아서는 게 아니라, 4년 동안 일상적으로 생활 이슈에 관심 갖고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다. 시민정치가 일상화되면 정당, 의회, 행정부의 제도권 정치도 좀더 민주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민정치 성공의 관건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시민참여형 플랫폼 등 ‘온라인’의 평범한 시민과, 거리·정치권·시민단체 등 ‘오프라인’에서 행동하는 시민 또는 활동가의 목소리가 얼마나 잘 연결되느냐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한국형 무브온을 지향했던 ‘내가 꿈꾸는 나라’와 ‘국민의 명령’, 지난 4월 총선에 앞서 문성근씨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정치커뮤니티 ‘시민의 날개’ 등은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시민정치의) 시도였다. 최근 팟캐스트를 통해서 (활동가들이) 정치수업을 하는 것도 시민과 결합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서울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과 구의역 청년노동자 사망사건의 추모 열기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본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의 설명이다.

지금까지는 시행착오가 많았다. “시민단체나 활동가들이 특정 이슈에 대해 지속적으로 스토리와 감동, 정보를 온라인에 전달해야 열기가 이어지는데, 그게 잘 안 됐다. 거꾸로 온라인이 관심 갖는 부분에 대해선 현장으로 연결이 잘 안 되니까 (온·오프라인의) 상승작용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았다.” 채진원 교수의 분석이다.

당신의 법안에 투표하시라

시민이 원하는 법안이 올해 안에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는지를 지켜보겠다는 창대한 계획 역시 미약한 성과로 끝날 수 있다. 19대에서 발의된 1만7822건의 법안 가운데 2793건만 새로운 ‘법률’이 됐다. 확률로 따지면 15.7%다. 본회의에 표결조차 부쳐지지 못한 법안도 1만190건에 이른다.

<한겨레21>이 따라가는 법안이 첫 관문인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에 묶인 채 연말을 맞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고비마다 법안을 다시 일으키는 힘은 시민들의 폭발적인 참여에서 찾으려 한다. 자, 이제 당신의 법안에 투표하시라.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바글시민 와글입법’ 온라인 투표 페이지(up.parti.xyz)로 들어간다. <한겨레21> 페이스북에서도 투표할 수 있다.

※이미지를 누르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바글시민 와글입법' 투표 참여하러 가기 ▶ up.parti.xyz

참고 문헌

‘시민정치와 대의민주주의의 부합성에 관한 연구’(김의영·채진원·미우라 히로키, 2015)

‘시민참여적 지역사회 거버넌스 사례를 통해 본 국회입법 과정상 시사점 연구’(김의영, 2015)

‘대의민주주의 위기와 공공성의 정치’(김남국·방상근, 2014)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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